디지털 유산 44

암호화폐 지갑이 다중 서명일 때, 사망자 상속 처리 방법

다중 서명(Multi-Sig) 지갑이란 무엇인가? 암호화폐를 보관하는 방식은 개인 키 하나로 지갑을 관리하는 단일 서명(Single Signature) 방식이 주류였지만, 보안과 분산된 통제를 위해 다중 서명(Multi-Signature, 이하 멀티시그) 방식의 지갑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 방식은 한 명이 아닌 두 명 이상이 서명을 해야만 거래가 승인되는 구조로, “2-of-3”, “3-of-5”와 같은 형태가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3명의 키 보유자 중 2명이 서명하면 출금이 가능한 방식은 "2-of-3 멀티시그"로 불린다. 이 시스템은 개인 키 하나가 유출되거나 분실되더라도 전체 자산이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방지해준다. 기업, DAO(탈중앙화 자율조직), 고액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방식이지만, ..

디지털 유산 2025.04.12

AI가 재현한 고인의 목소리, 윤리적으로 허용될까?

고인의 목소리를 AI로 재현하는 기술, 어디까지 왔나 최근 몇 년 사이 인공지능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했다. 특히 음성 합성 분야에서는 사람의 목소리를 수 분간 학습하기만 해도 거의 완벽하게 흡사한 음성을 만들어낼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TTS(Text-to-Speech)와 음성 클로닝(Voice Cloning) 기술이다. 단순히 텍스트를 소리로 바꾸는 수준이 아니라, 특정 인물의 목소리 스타일, 억양, 감정 톤까지 복제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이 활용되는 영역은 다양하다. 뉴스 낭독, 게임 내 캐릭터 더빙, 장애인을 위한 보조 음성 제작 등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망자의 목소리를 AI로 복원해 가족이 듣는 형태의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디지털 유산 2025.04.11

디지털 흔적을 보며 가족이 겪는 감정적 충격 사례

디지털 흔적, 예상치 못한 감정의 문을 열다 사람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그의 디지털 흔적은 인터넷 어딘가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이메일함에 쌓여 있던 보낸 메일, 자동 로그인되어 있던 블로그 대시보드, 인스타그램에 올려진 일상의 조각들, 그리고 휴대전화 메신저에 남아 있는 마지막 대화. 이 모든 것들은 남겨진 가족에게 사망의 현실을 각인시키는 강력한 감정의 트리거가 된다. 특히 가족이 사망자의 디지털 계정에 처음 접속하게 되는 순간은 예상보다 훨씬 더 큰 심리적 충격을 야기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유족들은 고인의 계정을 열람하다가 뜻밖의 감정 폭발을 경험한다고 말한다. 어떤 이는 평소 차분했던 아버지가 남긴 음성 메모를 듣고 처음으로 오열했고, 어떤 이는 자녀의 SNS 계정에서 본 생전 마지막 셀카에 ..

디지털 유산 2025.04.11

디지털 유산, 추억인가 개인정보인가

디지털 유산, 기억을 담은 ‘추억’인가? ‘디지털 유산’이라는 개념은 아직 많은 사람에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실상 우리는 매일 디지털 유산을 남기며 살아가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가족사진, 친구와 나눈 메신저 대화, 블로그에 기록한 일기, 유튜브에 업로드한 일상 영상, 업무용 클라우드에 저장된 문서들까지, 모두가 고유한 디지털 자산이자 고인의 흔적이 된다. 특히 이 디지털 흔적들은 단순한 데이터나 기록을 넘어서, 그 사람의 삶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감정적·사회적 콘텐츠다. 어떤 사람은 SNS에 날마다 짧은 생각을 적어두고, 어떤 사람은 사진첩에 수천 장의 사진을 저장한다. 이는 고인이 살아온 방식을 보여주는 비가시적인 초상화이자, 생전에 나누지 못했던 감정까지도 남겨주는 기록물이 된다. ..

디지털 유산 2025.04.10

정부기관의 디지털 사망 처리 시스템, 현실화 가능할까?

디지털 사망 처리란 무엇인가? 디지털 사망 처리란 개인이 사망한 후 그 사람이 생전에 사용하던 온라인 계정, 클라우드 자료, 디지털 자산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종료하거나 이전하는 절차를 말한다. 오프라인에서는 사망 신고를 통해 주민등록 말소, 계좌 해지, 보험 정리 등의 절차가 자동으로 진행되지만, 디지털 세계에서는 이러한 자동 절차가 사실상 부재하다. 구글, 애플, 네이버, 카카오 등의 플랫폼은 자체적으로 ‘사망자 계정 처리 정책’을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은 이용자가 생전에 설정하지 않으면 유족이 복잡한 절차를 거쳐 수동으로 처리해야 한다. 특히 암호화폐, 유튜브 수익, 클라우드 사진 등은 접근조차 어려워 유족의 감정적·행정적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원인이 된다. 이러한 배경에서 최근 떠오르고 있는 ..

디지털 유산 2025.04.10

변호사 없이 디지털 유언장을 법적으로 인정받는 법

디지털 유언장도 법적 효력이 있을까? 디지털 유언장이라고 하면 보통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작성한 유언문'을 의미한다. 많은 사람이 이 방식은 법적 효력이 없다고 오해하지만, 실제로는 민법상 요건만 충족하면 법적 효력이 있다. 특히 ‘자필 유언장’ 형식을 따르면 변호사나 공증인을 통하지 않아도 유언장으로 효력이 인정된다. 민법 제1066조에 따르면 자필 유언장은 ‘유언자가 전부를 자필로 작성하고, 날짜와 서명을 해야 하며, 내용이 명확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즉, 본인이 컴퓨터로 내용을 정리한 후 이를 직접 종이에 손으로 베껴 쓰고 서명했다면, 이 유언장은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있다. 실제 판례에서도 자필 요건만 충족된 유언장은 인정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디지털 유언장의 핵심은 '초안은 ..

디지털 유산 2025.04.10

디지털 자산도 상속세 대상인가요?

디지털 자산, 상속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디지털 자산은 과연 상속세의 과세 대상이 될까? 이 질문에 대해 많은 사람은 '디지털 자산은 실체가 없기 때문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국세청은 디지털 자산이라 하더라도 경제적 가치가 존재하고 상속 개시 시점에 이를 평가할 수 있다면, 상속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암호화폐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은 투자 자산으로 분류되며, 상속세 부과 시점의 시장 가격(시가) 기준으로 평가되어 상속 재산에 포함된다. 특히 국내 거래소에 보관되어 있거나, 하드웨어 지갑에 저장되어 상속인들이 접근 가능한 형태의 암호화폐는 명확히 상속세 과세 대상으로 간주된다. 이와 유사하게, 유..

디지털 유산 2025.04.09

해외는 어떻게 관리할까? 미국과 일본의 디지털 상속법

디지털 자산 상속의 기준을 만든 나라, 미국 미국은 전 세계에서 디지털 자산을 법적 유산의 범주에 포함시키려는 시도를 가장 먼저 제도화한 나라 중 하나다. 2010년대 초반부터 사회적으로 논의가 시작됐으며, 2015년에는 미국 변호사 협회 산하 Uniform Law Commission이 디지털 자산의 상속과 접근을 명문화하기 위해 RUFADAA(Revised Uniform Fiduciary Access to Digital Assets Act)라는 모델 법안을 발표했다. 이 법률의 가장 큰 특징은, 디지털 자산을 단순한 '비공식 정보'가 아니라 정식 유산의 일환으로 인정한다는 점이다. RUFADAA는 각 주(state)의 입법 기관에 의해 자율적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2025년 현재 미국의 ..

디지털 유산 2025.04.09

한국은 왜 아직 ‘디지털 유산법’이 없는가?

디지털 자산의 증가, 그러나 법은 아직 ‘오프라인’에 머물다(디지털 자산, 온라인 계정 상속, 법적 공백) 최근 10년간 우리는 온라인에서 더 많은 자산과 흔적을 남기고 있다. 개인의 소셜미디어 계정, 유튜브 채널, 블로그, 클라우드에 저장된 문서와 사진, 암호화폐 지갑, 온라인 쇼핑몰 포인트, 자동결제 내역 등은 모두 ‘디지털 자산’으로 분류된다. 특히 암호화폐나 유튜브 수익과 같은 경제적 가치가 있는 디지털 자산은 상속세 대상으로까지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한국에는 아직 ‘디지털 유산’을 포괄적으로 정의하고 보호할 수 있는 독립적인 법령이 존재하지 않는다. 민법이나 정보통신망법, 개인정보보호법 등 일부 관련 법조항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사후 데이터 삭제 요청이..

디지털 유산 2025.04.09

유족이 알아두면 좋은 ‘디지털 계정 상속’ 절차

사망 이후 ‘디지털 계정’은 어떻게 처리되나? 디지털 시대에 접어든 지금, 한 사람이 남기는 유산은 단순히 부동산이나 금융 자산에 국한되지 않는다. 고인이 생전에 사용하던 이메일, 클라우드, SNS, 유튜브, 웹하드, 쇼핑몰, 금융앱 등 디지털 플랫폼에 남겨진 계정도 모두 ‘디지털 자산’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이러한 계정은 전통적인 유산과 달리 유족이 바로 상속받거나 접근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각각의 플랫폼이 제공하는 절차에 따라 접근을 요청해야 하며, 대부분은 법적인 서류를 갖춘 후 요청을 해야 비로소 접근 권한을 얻을 수 있다. 구글, 애플, 네이버, 카카오 등 주요 플랫폼은 사망자 계정에 접근하기 위한 절차를 별도로 마련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구글은 고인의 사망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사망진..

디지털 유산 2025.04.08